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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2   제목없음 1
2009.11.22   아무도 모르는 거리
2009.11.16   아무도 없는 거리
2008.08.19   Cancel Discovery Escape
2007.06.18   판도라 mirror - 1 2
2007.05.11   [키노의 여행 SS Project] 쌍둥이의 나라 2
2007.02.01   나는 행복하다. 2
2007.01.15   폴라리스 랩소디 사건정리 1.
2007.01.11   '폴라리스 랩소디' 극장용 애니메이션 3부작 망상 4
2006.11.22   사우 - 死友 . setting


제목없음

연필로 그린 그림에 말풍선이 한가득

특별한 내용도 없는 그저 일상적인 대화

그런 일상적인 대화에 웃음이 터졌다.

그리고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가슴이 저려왔다.



아무도 모르는 거리

※ 윈도우 모바일 단말기로 작성되어 오타가 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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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르는 거리
2009/11/06 22:17:41

우중충한 주황색과 갈색이 메인 컬리인 듯한 건물들이 모여 있다. 도로변에는 가장 최근에 지어진 고층 건물이 있다. 건물의 중앙 회전문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소녀가 있다. 소녀의 몸에는 조금 큰 듯한 군청색 트레이닝 복을 입고 있다. 뒤에서 보면 필시 머리를 기른 남자아이로 오해받을 것이다. 아무렇게나 뻗친 숏컷을 적당히 털어내고는 가슴에 안고 있던 보자기를 풀었다. 보자기 안에 들어 있는 것은 방울이 매달린 얇은 나무채와 금속 고리와 형형색색의 천이 함께 매달려 있는 네모난 단봉이었다. 지나가던 대학생들이 신기한 누초리로 소녀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소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트레이닝 복의 양쪽 바지 주머니에 방울채와 단봉을 꽂아 넣고는 보자기를 펼쳐 망토처럼 등에 둘렀다.

"아무도 없어야 하는 것이 응당 올바른 곳. 그 곳으로 가는 것을 허락해 주리라 믿습니다."

소녀는 고개를 숙인채 들릴 듯 말 듯한 소리로 중얼거린 후 절도 있는 동작으로 주머니에서 방울채와 단봉을 꺼내들었다.

- 딸랑-찰랑 -

소녀는 방울채와 단봉을 내리고 회전문으로 걸어들어 갔다.

"천지신명 정류정령."

소녀는 문을 통과하면서 또 한번 중얼거렸다. 소녀는 신중하게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걷기 시작했다. 건물안으로 들어서자 아무도 소녀에게 주위를 기울이는 사람이 없었다. 마치 그곳에 존재하지 않는 듯 했다. 소녀는 조심 조심 사람들을 피하면서 걸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간 소녀는 한 사무실을 향해 걸어갔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복도에서 전자음이 들리기 시작 했다. 소녀는 조금 날카로운 눈으로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 삑
하나 둘 셋.
- 삑
하나 둘 셋.
- 삑
하나 둘 셋.
- 삑
하나 둘 셋.
- 삑
하나 둘 셋.
- 삑
하나 둘 셋.

여섯번의 전자음이 일정간격으로 들린 후에 아무도 잡지 않은 손잡이가 느리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소녀가 왼손에 들고 있던 방울채를 흔들었다.

- 딸랑 -
"돌아갈 길을 잃고 해매고 있습니다."

이어서 오른손에 들고 있던 단봉으로 흔들었다.

- 찰랑 -
"아무도 없는 거리를 위해서."

- 딸랑 -
"아무도 모르는 거리를 아는 자 없도록."

- 찰랑 -
"길을 인도할 수 있도록."

소녀는 아무도 없는 허공에 단봉을 찔러 넣었다. 그러자 단봉을 중심으로 불투명한 안개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 순간 문의 손잡이는 모두 돌아가고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우아아아악!"
"꺄아아아악!"

사무실 안에서 전자음을 들으며 숨죽이고 있던 사람들은 문이 열림과 동시에 비명을 지르며 패닉에 빠졌다.

일주일전부터 이래왔다. 사무실 잠금장치의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느릿느릿하게 비밀번호가 눌리고 천천히 문이 열렸다가 닫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무도 들어오지 않는다. 이 건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 강의동의 2층 강의실에서도 매일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 아주 작은 괴담-그저 바람이 불었거나. 환청이라거나. 누군가 장난을 치고 있다고 치부해 버릴 수 있는-은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이 일의 시작에는 한 연구원의 화장이 있었다. 과중한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자신의 컴퓨터에 유서를 남기고 죽었다. 이상한 점은 유서를 작성한 날짜가 사망 23일 전 이라는 것과 목격자가 있다는 것. 어쨌든 사건은 자살로 마무리 되었다. 그 이후로 그 연구원이 속한 사무실과 수업을 듣던 강의동에 괴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

사무실안에 있는 사람들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열린 문으로 사람형태를 이룬 뿌연 안개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안개는 더 이상 둘어오지 못하고 우물쭈물하고 있는 듯 했다.

"돌아가. 얽매일 필요 없잖아."

소녀가 짧게 말했다.

- 딸랑 -

안개가 더욱 선명해진다.

- 찰랑 -

안개의 외각이 매끄러워 지면서 형태가 잡힌다.

- 딸랑 -

인간. 사람형태라는 애매모호한 단어가 아닌 완벽한 인간이다. 다만 흰색과 회색으로 이루어진 몸과 배에 뚫린 구멍, 칠흙같은 어둠이 깔린 얼굴이 이것이 인간이 아니라 아까의 안개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 찰랑 -

안개인간의 고개가 느리게 돌아가고 사무실의 사람들을 향했다.

- 챙 -

"이 세상으로."

소녀가 두손을 모아 채와 막대기에서 울리는 소리를 멈추게 하게 인간 안개가 굳어버린 것처럼 느껴졌다. 안개 인간의 몸에서 스물스물 피어나던 희미하게 옅은 안개가 모두 공기중에 고정되었기 때문이다.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그 자리에 있는 모두는 시간이 멈춰진 것 처럼 느껴진 순간이었다.

- 기이이이아아아아아아아악!!! -

기묘한 울림이었다. 그 사무실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귀를 막아도 변함없이 뇌를 울리는 소리었다. 하지만 근방 사무실에 있는 누구도 그 소리를 듣지 못했다. 마치 사무실을 꽉 매우고 있는 공기 같은 울림이었다. 당사자들 후에 이명을 온몸으로 느꼈다고 회상한다.

- 딸랑 -

인간 안개에서 다시 스멀스멀 안개가 피어 오르기 시작했다.

- 찰랑 -

순간 사무실 내에 사람들이 힘이 빠진 듯 풀썩 주저 앉았다. 하지만 단 한 사람의 여성만이 얼어붙은 듯 서 있었다.

- 챙 -

"다음을 기약해. 이제 돌아가."

안개가 점점 희미해지기 시작한다. 안개인간의 몸에서 스멀스멀 피어오르던 안개의 양이 점점 많아지면서 형태가 사라져간다. 안개가 모두 사라지자 뒤늦게 쓰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혼자만 서 있던 여성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바닥에 엎드려 있었다. 문밖에 서있던 소녀가 사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전과 다르게 큰 보폭으로 성큼성큼 걸어서 엎드린 여성의 앞에 도착했다.

- 딸랑 -

여자가 흠칫하면서 방울 소리가 들린 곳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 찰랑 -

탁한 일색의 눈동자에 서서히 생기가 돌아오기 시작했다.

"당신 덕분에 늘어난 수명이었어."

여자의 눈에서 주르륵 눈물이 흘러 내렸다.

"당신까지 얽매일 필요는 없어."

- 챙 -

여자는 온 몸에 힘이 빠진 듯 무너져 내렸다. 소녀는 쓰러진 그녀를 뒤로하고 사무실 밖으로 나왔다. 목에 두른 보자기를 풀어 방울채와 단봉을 싸고 두팔로 가슴에 안았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가 건물 밖으로 나가는 동안 모든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밖으로 나온 소녀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걷기 시작했다.

"찾았다. 소문이 아니었군. 무당 로인"

소녀가 걸어가는 모습을 건물 안에서 바라보는 남자가 말했다. 남자는 검은 후드티의 모자를 뒤집어쓰고 다 먹은 과일쥬스 팩의 빨대를 씹으면서 중얼 거렸다.

"신들린 무당인가. 여태까지 보아온 신내린 무당과는 격이 다르구만. 제법 귀여운 얼굴이던데 왜 저러고 다니는 거지."

남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쥬스 팩을 버리고 건물 밖으로 나갔다.

"무당 집에서 태어난 것 같지는 않고... 버림받은 건가."

소녀와의 거리를 좁히지 않은 채 뒤쫓는 남자는 계속해서 중얼 거렸다.

"거리의 열쇠는 찾았다. 나는 칼, 남은건 방패인가."

소녀는 가던 길을 멈추고 변함없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길가의 분식 포장마차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남자는 소녀의 옆으로 걸어가 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내면서 말했다.

"어묵 2개요."

-To Be Continue...? -



아무도 없는 거리

아무도 없는 거리 - 2009/10/30 10:45:54

오늘따라 다들 출근이 늦다. 회의때 협의하기로한 일정표 작업이 끝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연락을 취하지도 않았다. 일정표의 항목채우기가 끝나갈 때 쯤 핸드폰에서 알람이 울렸다.

- 10:30 한국문화사

금요일 오전 수업이 있다는 건 종강까지도 기억하지 못할 것 같다. 오늘도 알람을 듣지 못했으면 그대로 회의를 진행했겠지. 책상위에 사장님 연락이 있을 경우의 대응법을 짧게 메모한 후 사무실 밖으로 뛰어 나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온 후 편의점에 가서 김밥이라도 사먹을까 하다가 핸드폰을 꺼내보고 생각을 접었다.

- 10:31

뭔가 알 수 없는 위화감이 느껴졌지만 수업이 더 중요했다. 전력질주를 하기엔 배가 고팠지만 그렇다고 걸어갈 수는 없었다.

공기가 이상하다. 이 부근 공기가 안좋은 것은 늘상 있는 일이지만 이것은 틀리다. 악취같은 것이 아니다. 묘하게 무겁달까 흐름이 느리달까...... 공기의 위화감이 느껴지자 다른 것들도 느껴지기 시작했다.

'아무도 없다.'

그렇다. 생각을 더듬어 보니 사무실을 나와 강의실로 달려가는 현재까지 단 한사람도 만나지 못했다. 아까 편의점 입구에서 느꼈던 위화감의 정체도 이것이었다. 점원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아무리 수업시간이 시작했다고는 하지만 이상하다.

눈앞에 건물로 들어가기 위한 계단이 나타났고 쉼없이 뛰어올라갔다. 여기도 사람이 없다. 2층 홀에는 보통 공부하는 학생들이 한두명은 있어야 할 터이다. 일단 정해진 강의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문에난 조그만 창으로 수업을 받는 학생들의 모습이 보인다. 시청각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지 강의실 안은 어두웠다.

나는 내심 안도감을 느끼며 문을 열었다. '그냥 신경과민 이었나. 우연이었을 뿐인건가?'

- 찰칵, 끼이이이...

조용히 문을 열으려고 했지만 녹슬은 문의 경첩은 어쩔 수가 없다. 최대한 죄송한 표정으로 교수님께 목례하려고 했지만-

아무도 없다.

무겁고 정체된 공기. 지독한 고요함. 섬득함이 날 덮쳤다. 좀 전에 내가 보았던 건 환상인가, 나의 바램이었나. 그게 아니라면 정말로 지금 사라진건가. 확실한 것은 다른 강의실에 가 보는 것이다.

......그 뒤로 3개의 수업중인 강의실을 찾았지만, 모두 마찬가지 였다. 창문으로는 사람들이 보이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무도 없다. 게다가 마지막 강의실에서 깨달았다. 문을 닫으면 다시 모두가 보인다. 정지해 있는 듯한 그들의 모습이......

마치 시간 속에 같혀 버린 것 같다. 밖을 나와 걷고있지만 바람 한 점 불지않고 게임이 정지된 것 같은 거리의 풍경이 나를 미칠것 같이 만들었다. 이상한 것은 공기 뿐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의식하기 시작하자 숨쉬는 것 조차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졸려......'

내려앉는 눈꺼플을 강제로 들어올리며 힙겹게 발걸음을 옮겼다.  사무실로 다시 돌아온 나는 잠금장치의 커버를 열고 힘겹게 비밀 번호를 누르기 시작했다.

- 삑...
- 삑...
- 삑...
- 삑...
- 삑...
- 삑...

지금 이 순간만큼 잠금장치가 쓸모 없다고 느껴진 적이 없었다. 아니, 없었나? 졸음을 참기 힘들다. 두통이 오기 시작했다. 왜 여기 서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 영문도 모른채 장금 장치의 손잡이를 돌렸다.

- 딸랑 -

자리에 가서 누워야...

- 찰랑 -

자고 싶...

- 딸랑 -

졸...

- 찰랑 -

시끄ㄹ-

- 푸욱 -

등 뒤로 부터 기묘한 감각이 느껴지면서 졸음이 싹 사라졌다. 눈 앞이 선명해졌다. 눈이 아플정도로 지나치게 선명한 색이 내 눈을 찔렀다. 손잡이를 앞으로 밀고 사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배 부근에서 뭔가 빠져 나가는 듯한 느낌과 함께 소리가 들려왔다.

'우아아악!'
'꺄아아악!'

소리와 함께 흐릿한 형체들이 점점 선명해진다. 공포에 질린 익숙한 얼굴들 뒤로 내 자리가......

-보이지 않는다. 시들어가는 꽃 한송이가 올려진 빈 책상이 있을 뿐. 아, 그랬구나. 난 몇번이나 이걸 반복해 온걸까. 손잡이를 놓고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뒤를 돌아보니 둔탁하게 생긴 막대기가 나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제서야 배를 내려다 보았다. 휑하게 뚫려 있었다. 다시 고개를 들자 후줄근한 츄리닝을 입고 심드렁한 표정을 지은채 날 바라보고 있는 소녀가 있었다. 손잡이를 한번 바라보고 다시 소녀를 바라보았다.

소녀는 고개를 저었다.

"돌아가. 얽매일 필요 없잖아."

- 딸랑 -

왼손에는 방울 몇개가 달려있는 나무 채.

- 찰랑 -

오른손에는 금속 찌와 형형색색의 천이 달린  나무 막대기.

- 딸랑 -

변함없이 심드렁한 무표정.

- 찰랑 -

어디로 돌아가라는 걸까.

- 챙 -

"이 세상으로."

소녀가 두손을 모아 채와 막대기에서 울리는 소리를 멈추게 하자 모든 것이 떠올랐다.

그렇구나. 나 이 건물 5층에서 뛰어내렸구나. 극심한 고통 속에서 죽어버렸구나. 땅에 부딪히는 순간 머리가 깨지고 척추가 밀려 살같을 뚫고 나온 내 몸뚱아리를 보고 있었다. 그 후에 고개를 들자 나를 바라보며 미소 짓는-

- 기이이이아아아아아아아악!!! -

나는 죽지 않았다. 죽임 당한거야! 당했다구! 돌려줘야해! 그냥 죽기 위해서는 돌려줘-

- 딸랑 -

......

- 찰랑 -

......

- 챙 -

"다음을 기약해. 이제 돌아가."

뭐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세상의 진리가 밀려들어오는 느낌. 지극히 단순한 원리로 이루어진 세상의 규칙이 머리속에서 끄집어내지는 기분. 이토록 단순한 것이었다. 내가, 아니 필시 세상 사람의 대다수가 잊고 있던 것은...

사라진다.

돌아간다.

하지만 끝이 아니야.

아무도 없는 거리를 걷는 것이 끝.

세상과의 만남을 다시 시작하는 것.

그것이 돌아가는 것.

-Fin-



Cancel Discovery Escape

main
햇살도 비추어지지 않은 어두운 방에서 눈을 뜬다.
내가 원하는 건 따스함이 담긴 붉은 빛, 형광등이 아니다.
형광등을 켤 생각은 하지 않은 채 어둠 속에서 다시 눈을 감는다.

for
몇시간이 지난건지,
몇일이 지난건지,
몇년이 지난건지,
그저 자고 일어나고 자고 일어나고…….
꿈같은 나날들은 멈추지 않는다.

if
내가 다시 햇살을 맞이할 수 있다면,
이 어두운 방을 벗어나 꿈에서 깨어날 수 있다면,
나의 눈은 무엇을 보게 될까.
무언가를 보고 미소지을 수 있을까.

while
꿈에서 깨어나 태양을 찾아,
그리움에 의존해 거리로 나서,
숨을 쉬고 땀을 흘리고 미소 지을 때

do
오직 너만을 생각할 텐데.
작은 흔적조차 지워져버린 너를 생각할 텐데.

else
하지만 그런일은 없겠지.
영원히 어둠 속에서 말라버린 눈물을 찾고 있겠지.
다시 준비하자. 물 속에서 나와 갈아 입을 옷을 찾고 이불을 펴자.

return
진실이 될지 거짓이 될지.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는 이야기가 될지.
돌아간다. 꿈같은 나날로.

Memory Error
[YES / NO]



판도라 mirror - 1

쏴아아아...

 창 밖에서는 비가 내리고 있다. 눈을 떴을 때 화창했던 날씨는 사라지고 이제는 새차게 내리는 빗줄기밖에 보이지 않는다. 멍하니 창밖을 보던 나는 부스럭 거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사방이 흰 벽지로 발라진 세평 남짓한 방과 그 방의 가운데에 놓여진 침대.

그 침대에는 그를 대신할 물건이 누워서 잠을 자고 있다.

 그 물건은 일어나서 주위를 두리번 거리더니 잠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그 물건이 걸어나오길 기다리던 나는 참지 못하고 방안으로 들어갔다. 그 물건은 창문 밖에 내리고 있는 빗방울을 눈으로 쫒고 있었다. 그 사람도 비내리는 날을 좋아했다. 하지만 그 사람과 저 물건이 느끼는 감정은 근본부터가 다르겠지.

 "-일어났네."

 나는 그 물건이 나를 눈치채주길 바랬지만 무리였던 모양이다. 그 물건은 나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인간과 다를바 없는 그 눈속의 눈동자가 부자연스럽게 나의 몸 곳곳을 체크하듯이 움직이고 있었다. 나는 그 눈동자 움직임에 조금 불쾌해졌다.

  "일어났으면 나한테 제깍 달려와서 신고를 했어야지. 기본이 안 되어있는 모델이네."
  "아, 죄송합니다. 저 이름이......"
  "수아. 주인의 이름정도는 입력해뒀다고 생각했는데, 없나보군. 됐어. 밥이나 하도록 해."
  "...당신이 저의 주인님이십니까?"
 최악이다. 조금씩 불쾌해 지던 나의 기분은 단박에 바닥까지 떨어졌다. 그렇다고 성질 내봐야 내가 얻을 건 아무것도 없다.

 "당연한 것을."

 그 물건은 다시 한번 내 몸 이곳 저곳을 꼼꼼히 체크 한 후 나의 말을 기다리는 듯이 서있었다.

 "산이, 산이라고 부르겠어. 그리고 아직 정신을 못 차렸나보군. 밥을 하라고 했잖아."
 "아, 네. 죄송합니다 주인님."

 그 물건은 당황한 듯이 주위를 살피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베이직 셋팅으로 구입하는게 아니였는데.

 "주방은 나가서 왼쪽에 있어."
 "네. 무엇이 드시고 싶으세요?"
 
 바닥까지 떨어졌던 나의 기분은 그 물건의 한마디에 조금 추스려졌다. 그가 돌아온 것도 아닌데.

 "아무거나."

 나는 그에게도 항상 '아무거나.'라고 대답했다. 그러면 그는 정말로 아무 음식이나 만들어왔다. 나의 취향도 자신의 취향도 상관하지 않은채 달력으로 재료를 정하고 시간으로 레시피를 결정하곤 했다.


 2074 년. 두 발로 걸을 수 있고, 두 손을 사용할 수 있으며, 인간과 같은 외모를 지녔고, 그것을 뛰어넘어 말하며 생각까지 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고 싶다는 인간의 욕망은 드디어 실현되어 시판되었다. 주방에서 요리를 하고 있는 물건이 그 꿈의 결정체이다. 그리고 현재인 2084년.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기계가 그렇듯이 로봇 역시 점점 인간답게 바뀌어 갔다. 외모는 점점 인간과 구분할 수 없게 되었고, 스스로 사고하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인간의 오감을 재현하는데 성공했고 감정을 흉내내는 것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 그리고 내 눈앞에 있는 물건은 자기학습능력이 더해진 최신예 모델이었다.


 "달아."
 "...네?"
 "이거, 달다고. 그러니까 그렇게 빤히 쳐다보지 말아. 나한테 먹는 건 일상이니까."
 "그럼 그 달다는 게 무슨 맛인가요?"

 당황스러운 질문을 던져온다. 나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미각 하드웨어를 추가하지 않았을까? 모양은 그와 똑같도록 주문을 하고도 알맹이까지 비슷한 건 참을 수 없었던 걸까?

"내가 아무리 달다 라는 말을 표현해봤자 궁금증만 더 커질뿐이야. 넌 로봇이야. 알아봤자 쓸모없는 지식은 필요없잖아?"

 그렇다. 저건 단지 로봇으로 분류된 물건일 뿐이다. 그가 아니다. 사람이 아니다. 알고 싶은게 아니다. 알아야할 필요성이 있을 뿐이다. 자기학습이란 것은 그런 것이다. 로봇에게 불필요한 지식은 없다. 쓸모없는 것이라는 것 자체가 로봇에게 필요한 지식인 것이다. 귀찮아질 내용은 사전에 커트하는 것. 그것이 베이직 셋팅의 로봇을 관리하는 방법이다.

“맛있으신가요?”
 
“응.”

 뭐라고 대답해야 했을까? 지금 로봇의 머리속에서는 어떠한 데이터 처리가 일어나고 있을까? 수십, 수백. 아니 어쩌면 수천가지의 상황예측을 통해 도달한 결론이 고작 매너용 멘트인 것이 로봇답다. 다시 만들어도 똑같은 음식밖에 못만드는 주제에.

그 물건이 만들어준못먹을정도는 아니지만 맛있는 음식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이제 없다는 걸 마음속에 각인시킬 수 있을테니까. 조금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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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재미로(...)


[키노의 여행 SS Project] 쌍둥이의 나라

쓸데가 있어서 5개정도 이야기를 마련해야 합니다. 일단 첫번재는 예에에에전에 썼던 거. 수정을 거치긴 해야 하지만 일단 이정도로 해놓고.

쌍둥이의 나라 - Police & Criminal -
동굴의 나라 - God knows -
꿈의 나라 - Dream company -
지식의 나라 - Knowledge thirst -
영원의 나라 - Newlife -

음 퀄리티는 별로지만 일단 써야...



나는 행복하다.
봄이 오면 나는 꽃을 본다. 봄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꽃들은 사실은 자신이 이곳의 주인임을 증명하듯이 고개를 든다. 그래서 나는 꽃속에서 그녀를 찾는다. 봉우리의 중심에서 그녀를 찾아낸 나는 그녀를 키우기 시작한다. 나의 눈물을 떨구고 나의 피를 머금게 한다. 나의 영혼을 불태워 꽃을 피운다.

행복하다. 나의 모든 것이 여기에 있다. 꿈과 희망이 여기에 있다. 나는 행복하다.

여름이 오면 나는 바다를 본다. 바위를 갉아먹는 파도는 끝없는 배고픔을 잊기 위해 멈추지 않는다. 그 행위에서 난 그녀를 찾는다. 파도가 지나가고 남은 하얀거품에서 그녀를 찾아낸 나는 파도에 몸을 던진다. 온몸의 살갗을 드러내고 몸을 맡긴다. 파도가 나를 덮쳐 배고픔을 잊는다.

행복하다. 나의 모든 것이 여기에 있다. 꿈과 희망이 여기에 있다. 나는 행복하다.

가을이 오면 나는 나무를 본다. 나무는 눈물을 흘리는 대신 옷을 벗는다. 떨어지는 단풍 속에서 그녀를 찾는다. 마지막으로 떨어지는 단풍잎에서 그녀를 찾아낸 나는 뜨거운 불씨를 건넨다.  나의 수족과 함께 불씨를 키운다. 화려한 불꽃 속에서 단풍은 잠든다.

행복하다. 나의 모든 것이 여기에 있다. 꿈과 희망이 여기에 있다. 나는 행복하다.

겨울이 오면 나는 하늘을 본다. 자신들이 세상의 주인이라고 외치는 듯 흉흉한 소리를 내지른다. 눈에 잡히는 모든 공간 속에서 그녀를 찾는다. 어디에서도 그녀를 찾지 못한 나는 기다린다. 살이 찢기고 뼈가 갈리면 그녀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윽고 나는 그녀 밑으로 자취를 감춘다.

행복하다. 나의 모든 것이 여기에 있다. 꿈과 희망이 여기에 있다. 나는 행복하다.

그녀를 살리고나를 죽인다. 나를 살리고 그녀를 죽인다. 그러니까 행복하다. 그녀의 존재가 행복이다. 나의 존재가 행복이다. 그러니까 행복하다.


폴라리스 랩소디 사건정리 1.

자신이 폴라리스 랩소디를 다 읽지 않았거나, 앞으로 읽을 생각이 있으신 분들은 절대 열지 마십시요.


은근히 힘드네.;


'폴라리스 랩소디' 극장용 애니메이션 3부작 망상

이영도 소설을 전부 다시 읽었습니다. 이영도님께서 보시면 화를 내시며 때려도 할말 없겠지만 옛날 옛날 갈무리해둔 물건으로 읽었습니다.[...] 책으로 발매할 때는 여러군데 손보시긴 하셨겠지만, 그래도 죄송스런 마음이 들기는 합니다.

......어쨌거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지라, 소설을 읽는 내내 장면들이 머리속에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 재생되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정말 애니메이션이 나온다면 어떤 소설이 가장 적합할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드래곤 라자 - 이건 판권 사간 곳도 있다고 들었는데 왜 안나오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째꺼나 장편이겠죠.
퓨처워커 - 일단 드래곤 라자가 나와야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눈물을 마시는 새 - 초장편, 스케일 대박.
피를 마시는 새 - 전작 능가.

....이러한 이유로 폴라리스 랩소디가 가장 그럴듯해 보이더군요. 그냥 개인적으로 끄적여 볼 생각입니다. 시나리오를 쓰겠다는 건 아니고(...) 그냥 대략 구성만.

폴라리스 랩소디 THE MOVIE
Vol. 1 - 공적 제1호
Vol. 2 - 반왕
Vol. 3 - 판데모니엄

....이정도면 되려나요. 일단은 전체적인 사건정리부터 해야 되려나.



사우 - 死友 . setting
인물
샤나스 (Shanas) / 24세 / 남
  - 주인공, 고아출신, 세이션과 함께 상단의 심부름꾼으로 사막을 횡단중에 도적때를 만나고 주변을 지나던 용병단 그임의 전 단장이었던 올로쥬에게 거두어진다. 올로쥬가 죽은 뒤에 그임의 쌍검 '더블에스'의 칭호를 받게 된다.

세이션 (Seition) / 24세 / 남
- 타인을 인식할 나이가 되었을 때부터 샤나스와 함게 생활했다. 샤나스와 함께 올로쥬에게 거두어졌으며 역시 그임의 쌍검 '더블에스'의 칭호를 받게 된다.

그임.A 니냐 (G-im.Assasine Miis) / 26세 / 여
- 용병단 그임의 현단장이며 샤나스의 연인.

그임.A 올로쥬 (G-im.Assasine Allojue) / 67세 사망 / 남
- 용병단 그임의 전단장. 샤나스와 세이션의 검술 스승이기도 하다. 원래 암살자가문이었던 그임.A를 용병단으로 개편하였다.

소버레이 아리드 (Soverei Arid) / 27세 / 남
- 떠돌이 모험가. 그임의 미이스 암살을 시도한다. 샤나스를 돕게 된다.

소버레이 니샤 (Soverei Nisha) / 20세 / 여
- 소버레이 아리드의 여동생. 모험가. 부모님이 잡화상점을 운영하고 있다.

키에리 (Kiery) / 15세 / 여
- 크로웨이(Craway)의 무녀

배경
크롤론 - 용병단 그임이 주둔지로 삼고 있는 마을. 암살집단이었을 때부터 그임가문은 마을의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었다.

크레이카 - 크롤론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 상업적으로 많은 발달이 이루어져 있다.

키워드
그임 - 대륙전체에 명성을 떨치고 있는 용병단. 6년전에 초대단장이었던 올로쥬가 사망한 후 그의 딸인 미이스가 단장이 되었다.

그임의 쌍검 'SS' - 용병단의 단장이 된 미이스는 아름다운 여성이었고, 그임 최고의 실력자인 샤나스와 세이션이 그녀를 보좌하고 있었다. 이것은 마치 공주님과 호위기사쯤으로 보일만도 했고 사람들은 미이스의 2기사 'SS'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이것이 그임의 쌍검 'SS(더블에스)'로 이어져, 그임 최고의 실력자가 갖는 칭호로서 불러지게 되었다.

plan
프롤로그
저주의 단편

챕터1 - 저주의 단편(아리드중심)
아리드가 미이스를 암살하기 위해 그임을 찾아감. 아리드가 미이스를 찾아갔을때 샤나스는 미이스와 대치하고 있다. 죽기직전에 샤나스와 함께 탈출. 혜어짐. 샤나스는 저주를 풀기 위해 다시 길을 떠난다. 니샤와 접촉하여 연락을 취함

챕터2 - (샤나스 중심)
저주를 풀기 위해 떠남. 니샤에게서 미이스의 소식을 전해 듣고 있음. 그임의 쌍검이 부재중이라는 것. 세이션은 의식이 없고 샤나스는 행방불명. 하지만 미이스는 정상이라는 것. 용병단 활동에도 크게 문제가 없다는 것. 샤나스는 올로쥬의 무덤이 있는 크레이카의 성당에 찾아감.

챕터3 - (아리드 중심)

챕터4 - (샤나스, 아리드)

챕터5 - (샤나스, 아리드, 니샤)

챕터6 - 사우

에필로그
그임의 쌍검 '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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